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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이야기/오늘 묵상 이야기

십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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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가 뭘까 생각해봅니다.

십자가...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십자가가 뭘까요? 저는 지금까지 십자가를 이렇게 생각해 왔습니다.

일곱가지 감정을 떠올려 봅니다.

희노애락애오욕.

기쁨. 분노(화남), 슬픔, 즐거움, 좋아함(사랑), 싫어함(미워함), 욕구

일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감정들입니다.

이러한 감정들 중 좋은 감정을 빼고 안 좋은 감정들...

분노, 슬픔, 싫어함, 그리고 욕구(안 좋은 욕구들만...)

이런 것들이 십자가일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로, 힘들고 어렵고 고통스러울 때면 십자가가 무겁다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런 상황에 닥쳤을 때 우리는 십자가라고 참 쉽게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 십자가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겪고 있는 상황이나 상태가 십자가가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힘듭니다. 어렵습니다. 지칩니다.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우리는 이겨냅니다.

시간이라는 약이 있기 때문입니다.

분노, 슬픔, 싫어함, 욕구, 고통, 힘듬, 어려움 등등 이러한 것들은

우리가 어떻게든 극복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극복을 하고 나면 우리는 그만큼 더 성장합니다.

결국에는 좋아진다는 것이지요.

이들 모두 십자가라고 한다면 십자가는 너무 흔한 것이 되고 맙니다.

너도 나도 십자가를 입에 달고 살 것 같습니다.

십자가가 그런 것이라면 예수님께서 지셨던 십자가,

그리고 그 걸음걸음이 너무 가벼워 보입니다.

그런데 내가 극복할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분명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나 혼자 안고 살아가야 하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내 삶의 장애가 되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전 이것들이 십자가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가 지금까지의 내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수녀님과의 대화에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매일의 십자가"를 이야기하셨고,

전 위에 적어놓았듯이

"매일의 십자가가 과연 십자가일까요?" 하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수녀님께서는 "이겨내고 극복하고 영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또 다른 십자가를 지고...

그러면서 저기 하늘나라로 가는 과정"이라고 하셨습니다.

"아, 그렇구나."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짊어지고 가셨던 십자가를 떠올려 봅니다.

그리고 그 걸음걸음을 예수님과 함께 걸어봅니다.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매달리는 장면을 봅니다.

돌아가시고 십자가에 내려지는 모습을 봅니다.

실패로 끝나버린 예수님의 삶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죽음은, 이 실패는 부활이라는 삶, 완성으로 이어집니다.

결국 극복의 과정이었던 겁니다.

이 과정은 아프고도 슬픈 아름다움입니다.

완성으로 가는 길이 바로 십자가의 길이었던 것입니다.

고통없이 완성으로 갈 수는 없나 봅니다.

슬픔없이, 어려움없이, 힘듬없이 완성의 경지에 이를 수 없나 봅니다.

극복하고 이겨냄으로써 성장하고

그 성장을 바탕으로 하여 또 다른 십자가를 지고 갑니다.

결국 매일의 십자가는 어제보다 더 무겁기도 하고, 더 가볍기도 할 것입니다.

십자가를 지는 것은 이겨내고 극복함으로써 하느님의 나라로 한발 한발 다가가는 것입니다.

 

2012.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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