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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이야기/오늘 묵상 이야기

하느님 손바닥 안에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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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에서 지낼 때 수도원이 ‘창살없는 감옥같다’고 느껴질 때가 있었습니다.
엄격한 규칙과 틀에 맞춰 살아야 했기에 탈출하고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지금 수도원에 나와서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20대의 삶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나의 20대 전부를 수도원에서 지냈기에...
참 많이 놀고 싶었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적어도 나보다는 더 많이 즐기고 살았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앞에 머무르면서 다른 생각을 해 봅니다.
"나의 20대 전부를 하느님과 함께 살았어. 창살 없는 감옥이 아니라 하느님 손바닥 안에서, 하느님과 함께...
그 누구도 경험할 수 없었던 나만의 하느님을 만나면서 특별한 삶을 살았어."
지금도 물론 하느님 손바닥 안에서 살고 있지만
지금 부르는 노래처럼
‘주님, 저를 받으소서.’라고 감히 하느님께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주님, 당신 손바닥 안에서 살게 하소서.’라고 밖에 말씀 못 드리지만
지금 나의 모습에 충실하면서 당신과 함께 살고 싶습니다.
주님, 저는 당신 손바닥 안에서 살고 싶습니다.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 안이다.”라는 빈정거림의 말투가 아닌
당신 손바닥 위에서 춤추며 노래부르고
때로는 당신 손에 쥐어진 연장이 되어
때로는 당신 손에 쥐어진 연필이 되어
때로는 당신 손을 보호할 장갑이 되어
하느님 당신께서 쓰시고자 하는 대로 쓰여지고 싶습니다.
하느님, 저는 당신 손바닥 안에서 살고 싶습니다.

찬미의 밤 묵상글을 준비하면서... (201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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