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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이야기/오늘 묵상 이야기

임마누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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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신학교 2학년 2학기 기말고사...

공관사도라는 과목이 있었습니다.

공관복음 - 마태오, 마르코, 루카 - 과 사도행전을 일컫는 말입니다.

교수 신부님은 이영헌 신부님...

2학년 담임 신부님이었습니다.

중간고사 전 소풍을 갔을 때 중간고사 없이 레포트로 대신하고

성적표에 재시험은 없다라는 약속을 받아서 재시험 걱정은 없었습니다.

대신 기말고사 시험범위가 장난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신학교의 재시험은 악명 높습니다.

다음 학기 초에 다시 시험을 칩니다.

모 신부님께서는 수강학생의 절반을 재시험을 주시기도 하셨습니다.

전 공부를 못하지는 않아서 재시험을 쳐 본 적은 없습니다.^^

일반 노트 8권 분량의 시험범위 가운데 문제는 두 문제...

한 문제는 마태오 복음서에서 임마누엘의 교회론적인 사상을 성경내용으로 써라.라는 문제였고

한 문제는 요한의 사막 생활에 대해서 써라는 것이었습니다.

첫 번째 문제의 정답은 단 두 줄...

둘이나 셋이 모인 곳에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였습니다.

시험문제를 받고 기억을 해 내려고 했습니다.

임마누엘의 사상이 내 공책 왼쪽 페이지 중간부터 한 페이지 가량의 분량인데

(기억이 납니다. 신기합니다.)

교회론적 사상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교회론적인 사상만 빼고는 답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요한의 사막생활

사막에서 들꿀을 구할 수 없는데 그 들꿀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이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덟학기동안의 시험 중에

97년 2학기 기말고사 공관사도 시험문제와 답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임마누엘의 교회론적 사상...

오늘 복음이 이것이네요.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내가 너희와 함께 있겠다."

 

예수님의 이 약속은 지금도 유효하고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껏 저와 함께 계셨고, 지금도 제 옆에 있으며, 앞으로도 쭉 계실 것입니다.

때로는 아버지처럼 꾸짖을 때도 있을 것이고,

지금처럼 힘들 때면 어머니처럼 함께 울어주실 것이고

기쁘고 즐거울 때면 그 누구보다 더 환하게 웃어주실 분입니다.

그리고 엊그제처럼 저에게 깨달음을 주시기도 하십니다.

마치 불교에서 말하는 돈오점수의 경지에 이른 것 같습니다.

기쁩니다. 그리고 참 고맙습니다.

참고로,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입니다.

 

201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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